★ 에세이/오늘도

보이스피싱 - 누구도 예외일수 없었다 ㅠㅠ

느영나영 에세이 2020. 7. 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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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이스피싱 피해를 경험했다.

누군가에게 말하기 조차 부끄럽고 화가 나지만, 이 글이 도움이 될거라고 믿는다.

 

 

오후 3시30분 검찰청이라며 연락이 왔다.

대포통장을 수사하던중 내 명의 통장 2개가 발견 되었다고 한다. 

 

보이스피싱을 의심스하며 몇가지 질문을 하니 조사관은 불편한듯 내게 따져묻는다. 

왜 자기를 취조하듯 묻는거냐면서,

피싱의심을 얘기했고 소속/이름/연락처를 받고는 말을 이어 갔다.

당장 조사가 급하다고 하니 받은 정보 확인은 나중에 해보자 생각했다. 

→ 복기를 해보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통화를 끊고 해당 기관 확인 후 다음 대화로 이어가야 했다.

그리고, 의심이 안된다면 전화를 무조건 끊으면 된다. 

앱이 설치가 되면 내가 전화하는 검찰청/사이버수사대는 이들이 원하는 전화로 연결이 된다. 

 

사건번호를 불러준 후 사건의 개요를 설명했다.

그리고, "특급 안건"에 해당되는 사건이라며 본인외 누설되면 안되다는 얘기를 한다. 

 

1억4천 피해금액중 7천 7백만원이 내 계좌에 범죄은닉추정금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피해자만 300명 가량이고, 검거된 피의자는 28명가량 되고 피의자들은 금융권 종사자라는 말을 했다.

피해자들은 내 계좌에 입금을 했기 때문에 계좌명의자에게 72건의 고소장 접수한 상태라고 했다. 

→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이런 스토리는 보이스피싱에서  반복패턴이었다. 왜 이제 알게 되었을까 ㅠㅠ

조선족 말투와 말도 안되는 내용으로 전화가 올거란 생각을 했던것 같다. 

 

내 명의계좌는 1/14 신설동 농협, 우리은행에서 개설이 되었다고 했다.

조사 결과 지점 방문을 해서 계좌개설을 한것이 아닌 비대면 계좌개설을 했다며 금융당국에서는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비대면 계좌계설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밝히는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한다. 

→ 이 말은 이후 휴대폰 분석의 필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내 직업/거래흐름을 보면  피해자로 판단이 된다며,

피해자 규명을 위한 "약식 재판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는거라며

계좌번호/비밀번호등은 말하지 말라며 그런 정보를 묻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앱을 이용한 범죄로 바뀌면서 그런 정보를 유선으로 물을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마치 실제 수사에서는 그런 정보를 묻지 않는다며 안심시키는 행동이었다. 

 

질문의 진실성은 재판에 중요한 증거로 쓰이므로 거짓없이 말하라는 위협을 한다. 

질문은 유형은 이랬다.

 

1. 계좌를 대여하거나 분실한적 있는가?

2. 주 거래 은행은 어디인가? 주거래 은행외 입출금을 정지 시키는것에 동의하는가?

3. 거래 은행 잔액은 얼마인가? 

   → 복기해보면, 금융거래 자체 조사 후 전화를 한것인데 왜 잔액을 묻지?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막상 이런 상황에서 이성적 판단이 되지 않았다. 

   

내 경우 은행 잔액은 전혀 모른다고 했고, 돈 관리는 내가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랬더니, 화를 내며 계좌를 대여하지 않았냐고 하며 검사가 문제가 될지를 판단할 거라며 검사와 전화 연결을 시켰다. 

 

성대웅 사칭검사와 통화에서.. 

1차 조사관 통화가 끝난 후 성대웅 검사와 통화가 이어졌다. 

 

사건 협조공문을 카톡으로 보내왔고, 읽어보라며 시간을 주었다.

내 이름과 조사관, 검사 이름, 사건번호가 적시되어 있고 1차 조사관이 말했던 것과 동일한 것을 확인했다. 

 이미 내 정보를 알고 문서를 만들었고, 내게 접근했다는 추측이 된다. 

내 주변 지인이 먼저 피싱을 당했고,주변인에게 이렇게 접근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 사건은 "특급안건" 이라며 제3자 누설이 절대 금지 되어 있다며 비밀을 지키라는 분위기를 만든다. 

 

처음 권고명령조치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데, 4가지 사항을 얘기한다. 

1.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으면 강제 구인 조사를 실시 한다. 

2. 개인이 변호사 선임해서 무고함을 입증해야 한다 

3. 이외에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1,2번이 강한 인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결론은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으면 피해자라는 증명을 변호사 선임해서 해야하고,

영장 청구가 되어 조사를 하게 된다는 말이다. 결국 이 부분도 심리적 압박으로 말을 한다. 

 

그리고, 개인정보 유출 과정으로 유도한다. 

비대면 계좌를 어떻게 만들었을지 본인들도 의아하다며, 해킹을 의심한다. 

휴대폰을 통한 유출이 대부분의 경우이며 사용하는 기종을 묻고,

안드로이드가 보안 취약한데 사이버수사대에서 휴대폰 분석을 해야한다며 원격으로 "팀뷰어 서포트 앱"을 설치하고 ID 불러달라고 한다. 

 원격 앱 설치를 유도하는건 100% 보이스피싱이라는걸 알았다.

검찰/금융감독 기관에서는 앱을 설치하도록 가이드 하지 않는다. 

 

원격으로 접속이 되었고 휴대폰에 검찰청 앱이 설치되는 과정이 보였다. 

앱이 설치되는 과정에 사칭 검사는 계속 대화를 이어 나갔고,

휴대폰 검사가 끝나면 오늘 조사는 끝이라고 했다.

아마 원격 조정하는 화면을 제대로 보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내일 2차 조사를 9시에 진행하는데 약식 조사를 하겠다며 개인 혼자 있는 공간에 있어야 한다고 한다.

누군가 있다면 조력자가 있다는것으로 간주된다는 말을 했다. 

→ 이 부분도 말이 되지 않는다. 제3자에게 알려지는것이 문제인 특급 안건 수사라면, 

검찰청으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해야하는것 맞는것.... ㅠㅠ

 

통화가 끝날 무렵, 약식 조사를 했으므로 내가 도주 위험이 없어야 하니 장소 이동이 있을때는 카톡으로 장소를 남겨 달라고 했다. 

→ 강한 의심이 들었지만, 이 시점에는 이성적 판단이 되지 않았다 ㅠㅠ 

 

통화가 끝나고, 앱을 살펴보던중 검창청 앱이 추가된걸 보며 이제 확인해보기로 했다. 

조사관이 전화가 왔을때 휴대폰 번호였다는 어렴풋한 생각에 통화이력을 보니 없었다. 

오늘 첫 통화였기 때문에 찾기는 너무 쉬울텐데 이상함을 감지 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다. 

뭘 어떻게 물어봐야 할까 고민하다가 검사 이름을 불러주고 그런 사람 있느냐 묻자. 

자연스럽게 내 이름과 생년월일을 묻는다. 그러더니,사건번호가 조회된다고 했다. 

담당 부서에 연결해줄지 물어보길래, 정말 있다는 생각에 전화를 끊었는데 찝찝했다. 

 후에 알게된건 검찰청 앱이 전화를 가로채 피싱 일당에게 연결된것이란걸 알았다.

 

검찰청 앱을 지워보기로 했다. 

팀뷰어 + 검찰청 앱을 삭제하고, 다시 검찰청으로 전화를 했는데 

신호가 넘어가며 "당분간 통화연결이 불가능합니다" 라는 메시지가 들려왔다. 

사이버 수사대로 전화를 해보았더니, 결과는 동일했다. 아차! 확신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지인을 통해 검찰청,사이버수사대 전화 확인을 부탁했고 연결이 된다는걸 알게 되었다. 

→ 이미 휴대폰 제어권은 범죄자들에게 넘어갔구나 싶어 휴대폰을 종료했다.

더 이상의 유출을 막는게 중요했다.차량 블루투스 연결된 상태에서 전화를 했는데,

사이버수사대에 전화를 걸었는데 폰에는 번호가 표기되었지만 차량에 찍힌 번호는 휴대폰이었다.

앱이 번호를 다른 휴대폰으로 연결해주는걸 확인한 것이다. 

 

다행인건, 공인인증서는 휴대폰에 없었다. 

은행/증권 앱은 공인 인증서 없는 조회용으로 사용해왔는데,

공인 인증서가 있었다면 금전적인 피해로 이어졌을거란 생각이 든다. 정말 아찔하다. 

 

이후 다음 조치는 이렇게 했다. 

 

1.  빠르게 112 전화해서 거래은행 지급정지 신청

2. 통신사에 연락하여 소액결제 불가 신청/문자도용차단 서비스(무료) 신청

3. 118 전화하여 피해신고

4. 휴대폰 공장 초기화를 진행 했다. 

5. 차분하게 후속조치 가이드를 읽어 보았다. https://www.boho.or.kr/cyber/smishing.do

6. 연락처에 있는 지인들에게 피해 상황 전파로 2차 피해 발생 가능성 공유 

7. 명의도용차단서비스 가입

https://www.msafer.or.kr/index.do (무료) 

 

정말 다행인건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쉽게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이미 지난거라 복기할겸,

내 사례를 통해 추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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